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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곰작골 닭장사 제 9회 딱! 한번만

기사입력 2022.06.02 07:45 청야 기자 ysg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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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일보 기획특집 강형구 작가의 전설천하

     

    9 딱 한번만

     

    유튜브동영상으로보기http://www.clipdown.co.kr/view/youtube/wYKx7ghHpmw/ 

     

    그렇게 저녁때가 되었다. 그런데 여태껏 점돌은 돌아오지 않았다. 욕심에 닭을 다 팔려고 그곳에서 오십 리 밖까지 나갔다가 밤을 맞이했던 것이다. 닭은 모두 세 마리가 남아 있었다. 벌써 열네 냥은 제 것이라고 생각한 점돌은 흐뭇한 기분으로 근처 주막집에 들러 국밥에 탁배기 한 잔을 사먹고 거기서 자고 내일 아주 닭을 다 팔고 집에 들어갈 속셈이었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몰려오고 밤이 이슥해도 닭장사 나간 점돌이 돌아오지 않자 찰순은 걱정이 되었으나 별 수 없었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찰순은 닭장사와 함께 단둘이 저녁밥을 먹고 한 방에 등잔불을 켜놓고 우두커니 앉아 점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암만해도 오늘 밤은 안 올랑겝인디........ 그냥 잡시다. 아이고! 나 겁나게 졸리요!”

     

    이리저리 찰순의 눈치를 살피며 기회만 엿보고 있던 닭장사가 점돌이 밤이 깊도록 나타나지 않자 하늘이 절호의 기회를 주는 것이로구나!’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말했다.

     

    쪼깐만 더 기다려 봅시다. 곧 오겄지라!”

     

    찰순이 문 쪽으로 귀를 기울이면서 말했다.

     

    집이 서방님이 돈 많이 벌어 올탱께 걱정 말고 잡시다 잉.”

     

    닭장사가 찰순을 달래며 마른침을 꿀꺽 다시면서 말했다.

     

    아따! 시방 쪼깐만 더 있다가라! 잠 오면 먼저 자쇼 잉!”

     

    찰순이 순간 신경질을 부리며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

     

    오메! 사람 잡겄네!......... 그럼, 나부터 쪼깐 누울라.

     

    닭장사가 방 문 쪽에 이부자리를 깔고 벌렁 누우며 말했다. 닭장사는 마른 침을 꼴깍꼴깍 다시면서 찰순이 자리에 눕기만을 기다렸다. 한참 후 찰순이 기다림에 지쳤는지 등잔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닭장사와 찰순은 한 방에서 각자 이부자리 속으로 들게 되었던 것이다.

     
    낯선 사내와 단둘이 한방에서 잠자리에 들게 된 찰순은 잠도 오지 않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어 눈을 말똥거렸다. 실은 찰순은 닭장사가 아침에 했던 말이 내심 하루 종일 궁금하기도 했던 것이다.

     

    "아 아니, 그란디 내가 어디 가믄 이 팔자가 짝 피겄소?"

     

    찰순이 어둠 속에서 슬그머니 닭장사 쪽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이쯤에서 찰순을 사납게 붙잡아 올라타고 힘으로 사정없이 찍어 눌러 아예 어장을 내버릴까 하고 고민하고 있던 닭장사가 바삭바삭 타는 입맛을 순간 달게 쩝 다셨다. 성급하게 덤볐다가 일이 잘못되어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절대로 아니 되었다. 힘으로 무조건 빼앗는 것과, 제 스스로 못이긴 척 안겨 오는 것의 결과는 실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모진 가시밭길 같은 세상사에 닳고 닳은 백여우 같은 닭장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그렁께. 요놈, 요놈만 짝 맞차불믄 다 야그가 될텐디 그래쌌네 잉 ."

     

    닭장사가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옳다구나!’ 하고 제 입술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아따! 사내대장부가 불결하게 그 말이 뭔 말이다요?”

     

    찰순이 도무지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아따! 사내대장분게 그러제 잉! 여그 요 여그다가 시원허게 뽀뽀 한번 딱! 해불믄 될 것인디 말이여 잉.”

     

    백여우 같은 닭장사가 입술을 쪽쪽 빨며 입맛을 다시고 말했다.

     

    "그 그럼........ ! 한 번 만이요 잉."

     

    어라! 드디어 찰순이 닭장사의 꼬임에 걸려드는 찰나였다. 

     

     

                                                  <계속>

     

    유튜브동영상으로보기http://www.clipdown.co.kr/view/youtube/wYKx7ghHp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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