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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곰작골 닭장사 제 7회 천하미색

기사입력 2022.05.26 08:12 청야 기자 ysg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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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일보 기획특집 강형구 작가의 전설천하

    7 천하미색(天下美色)


    유튜브동영상보기 http://www.clipdown.co.kr/view/youtube/r9HE9jaoIFI/


    집주인을 닭 장사 보내놓고 늦게까지 이부자리에 누워 있던 닭 장사는 아랫목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찰순을 마른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자꾸 흘깃거리면서 저걸 어떻게 요리를 할까 궁리를 하며 슬금슬금 농을 걸고 있었다

     


     

    푹 삶은 닭백숙도 좋겠고 얼큰한 닭볶음도 좋겠고 그것도 아니라면 찰떡도 좋겠고 개떡도 좋겠고 녹두부침이나 굴 넣어 지진 파전도 일품일 것 같았다. 아니, 그냥 매운 고추에 보리밥이라면 또 어쩌랴! 닭 장사가 실눈을 뜨고 배시시 쪼개며 꼴깍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내 생전에 이러코 이쁜 촌색시는 첨이시 그랴!"

     

    닭장사의 그 말에 찰순이 기분이 좋은 듯 말했다.
     

    뭐라? 내가 그라고 이쁘요?"
     

    찰순이 혹 하며 엉기는 말에 닭장사는 여우같은 웃음을 입가에 잔뜩 베어물고 말했다.
     

    "아암! 그러제. 그렇고말고! 내 생전에 한 번도 거짓말 해본 적이 없네 그랴!"

     

    닭장사가 실눈을 뜨고 찰순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메 그래라 잉! 그라믄 참말 내가 이쁘긴 이쁜 갑소 잉! 얼마나 이쁘요 잉!"

     

    찰순이 엉기며 말했다.
     

    "한양 땅 못 가 봤제? 한양 땅에 가믄 천하미색(天下美色) 황진이가 있는디 쩌그 봄에 피는 복숭아꽃이여! 그 황진이가 천하의 사내들을 다 가지고 놀아 그냥! 그 얼굴 한번 보믄 사내놈들이 오줌을 질질 쌈시로 다 나가떨어져 거짓말 쪼간 붙이믄 집이가 시방 그보다 쪼깐 더 이뻐분당깨!”
     

    닭장사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말했다.
     

    오매매!...... 참말로 그라요?”
     

    찰순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근디 어쩔끄나? 여그 촌구석서 썩어불믄 집이 인물이 아까워서 참말로 어쩔까 잉! 참말로 이 맴이 아프네 잉!"
     

    닭장사가 능글맞게 말했다.
     

    "아잉! 그라요? 그라고 좋단 말이요? 글믄 어디서 썩어사 좋겄소야 한번 말해 보쇼?"
     

    찰순이가 혹 하고 달려들며 속도 모르고 닭 장사에게 착 엉기며 말했다.
     

    "오메! 진짜로 모를까 잉! 행이사 모를 것이제 잉! 내가 쪼까만 진짜 쪼까만 갈차 줘 불까?"
     

    닭 장사는 족제비 웃음을 흘기며 이부자리 속에서 침을 꼴깍꼴깍 삼켰다.
     

    "그라믄 한 번 갈차 줘 보쇼. !"

     

    찰순이 안달이 난 듯 말했다.
     

    "어흠! 근디 고것이 쪼깐 비싸. 고것이 두 냥은 내사 쓰것인디......“
     

    닭 장사가 실 웃음을 베물고 말했다.
     

    "? 두 냥이라! 어째서 그라요. 불쌍헌 없는 사람한티......"
     

    찰순이 놀란 눈을 뜨고 슬그머니 닭 장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직업이 장사친디 세상에 공짜가 있당가?"

     

    닭장사가 탁 막아서며 능청을 떨었다.

     

    "그래도 쪼깐 갈차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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