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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곰작골 닭장사 제 4회 술과 안주

기사입력 2022.05.19 16:49 청야 기자 ysg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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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일보 기획특집 강형구 작가의 전설천하

    제 1화 곰작골 닭장사


    제 4회 술과 안주

     

    유튜브 동영상 바로가기  http://www.clipdown.co.kr/view/youtube/oPBV5qiGYJs/

     

     

    "? 뭐여! 시방! 잠을 재워 주라니! 넥끼! 여보쇼! 저 아래 동네서나 알아보쇼! 빨랑 가쇼!"

     
    점돌이 험악한 얼굴로 뜨악하게 닭 장사를 눈을 치떠 보고 발끈 성을 내며 사납게 소리쳤다. 내심 점돌은 찰순에게 살래살래 눈독을 들이며 엉기는 닭장사가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찰순이 순간 사납게 막아섰다.

     
    "오메! 시방 닭괴기 묵는단디 그걸 마다고 해라! ! 이거 뭣이여! 닭괴기 묵어 본지가 그 언젠디 시방! 뱃속에서 닭괴기가 어떻게 생긴 뭔 물건이냐고 물어보고 난린디 엉! 한 집안을 책임질 사내대장부가 되아 갖고 무능허게시리!"

     

    찰순의 말을 들은 점돌이 화가 불끈 치밀어 올랐다.


    "! 이 꼬막 속 같은 방 한 칸에 손님을 어떻게 들인단 말이여! 시방!"

     
    점돌이 부아가 치밀어 맞고함을 쳤던 것이다.

     
    "방이 문제겄소! 시방 거 멋이냐? 쩌그 닭 괴기가 문제제! 서방이라고 만판 무능해 갖고 에구 돌대가리! 미련퉁이! 쩌그 삼밭 귀퉁이에 비온 날 어기적거리고 친구 허자고 돌아댕기는 시꺼먼 두꺼비 놈하고 기나 딱 묻으랑께라! 인자 날 풀리믄 마당으로 허빡 기어 나올탱깨라!"

     
    고운 얼굴에 눈심지를 삐침으로 잡아 그리고 오두방정을 떨며 사납게 덤비는 찰순의 그 고집에 결국 점돌은 나가 떨어졌고, 급기야 닭 장사는 점돌의 집에서 하룻밤 유숙하기로 했다. 물론 제일 살지고 토실토실한 암탉을 잡은 대가로 말이다.

     



    이윽고 밤이 왔다. 점돌이 닭 모가지를 비틀어 잡고 찰순이 가마솥에 마늘 듬뿍 넣고 푹 삶아서 맛있는 닭백숙을 쑤어 놓고 셋이 호롱불 켠 방안에 머리를 맞대고 앉았다. 그런데 이제는 술이 문제였다. 이런 고급 안주에 술이 없다면 얼마나 섭섭할 일인가! 그들은 이른 봄밤에 닭고기에 술을 마시며 노닥거리는 즐거움을 만끽하려는 것이었다. (조춘장야지음(早春長夜之飮)이라)


    "아따! 괴기 본께 술 생각나네, 시방!"

     
    누릇누릇 익어 기름기가 자르르 살이 툭툭 터진 닭고기를 보고 닭장사가 여우눈빛으로 실실 찰순을 흘깃거리며 눈웃음을 치고 단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 그러고 봉깨 울집에 존 술이 있긴 있제라!"

     
    찰순이 뭔 생각을 했는지 대뜸 말했다

     
    "시방! 엄니 지사 때 쓸라고 애껴둔 거 말허는 겅가?"

     
    점돌이 깜짝 놀라 나서며 말했다.

     
    "산 사람이 묵고 좋아사제 죽은 사람이 좋으믄 멋헌다! "

     
    찰순이 탱자가시처럼 톡 불거진 야문 소리를 하더니 부리나케 방문을 열고 나갔다. 잠시 후 그 아끼고 아껴 놓은 술을 부엌에서 찾아들고 들어왔다.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치밀어 올라 대번 달려들어 저 눈치 없는 찰순의 머리채를 확 휘어잡고 패대기를 치고 싶은 점돌이었으나 자신도 먹고 싶은 심정이라 다음에 어찌 되겠지 하고 겨우 꾹 눌러 참았다.

     

    한잔 두잔 고기에 술이 들어가니 분위기가 한껏 좋아졌다. 셋은 녹작지근한 취기에 물큰 젖어들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닭 장사는 흉악한 그 속으로 찰순을 마음에 온통 잡아두고 어떻게 후릴까만 요리조리 잔머리를 굴리며 온갖 시꺼먼 궁리를 하고 있었다. 요리조리 한참 궁리를 하던 닭장사가 언뜻 말을 냈다. 아무래도 먼저 저 우락부락한 산돼지 같은 주인 점돌을 찰순에게서 멀리 떼어내어야 일이 될 것 같았다. 

     

                                                 <계속>

     

     

    유튜브 동영상 바로가기  http://www.clipdown.co.kr/view/youtube/oPBV5qiG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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