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6 14:50
Today : 2024.05.17 (금)
곰작골 닭장사
3 닭 값
유튜브 동영상 보기 http://www.clipdown.co.kr/view/youtube/bJm9XPnsvto/
찰순이 가난한 살림살이에 함부로 구르며 막 자라다보니 어느 놈이고 되나 깨나 우선 마구 가지고 놀다 싫증나면 제 멋대로 버려도 좋을 아주 헤픈 여자라고 여기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남편 되는 점돌이 집안도 좋고, 배움이 있는데다가 돈도 많고 정신이 실한 그런 사람이 아니라 곰작골 산 밑 허름한 오두막집에 살면서 근근이 나무 해 장에 내다 팔고, 남의 집 일을 나가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라 누구나 쉽게 얏 보아도 좋을 그런 조금은 어리석어 둔해 보이고 속이 얕은 사람이라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돌이 지난겨울 용케 꽃 같은 찰순을 산 고개를 세 개나 너머에 사는 깊은 산중 마을에서 덜컥 아내로 맞아들여와 신혼살림을 꾸렸던 것이다.
요사이 저 아랫마을 총각들까지 나무지게를 지고 어슬렁거리며 예까지 와서 꼭 물 한 바가지라도 축내고 가는 까닭이 찰순의 빼어난 용모 때문이었다. 살래살래 연홍빛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걷는 그 속에 묻힌 푸짐한 엉덩이가 뭇 사내들에게 무언가 뜨거운 마음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거기다가 봄꽃 향기 진하게 뭉글거리는 실 웃음이라도 입가에 피워 물었다하면 달밤에 함박꽃이 활짝 웃는 듯 밝고 푸근하고 화사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찰순이 여태껏 점돌이 외의 다른 사내에게 몸을 허락했느냐하면 또 그것은 아니었다. 시집오기 전에 밥도 못 먹을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던 찰순의 집에서는 몸집 좋고 근력 센 점돌이면 밥은 안 굶기겠다 싶어 무조건 구멍 난 헌 대바구니 버리듯 내던져 버렸다. 밥 수저라도 하나 줄이자는 생각에서였다. 가난한 찰순이 집에서는 그냥 밥숟갈이나 하나 덜어내자는 마음으로 겉보기에 우선 몸이 튼실한 점돌이면 황소처럼 일은 잘하겠다 싶어 얼른 찰순을 내버리듯 안겨 주어버렸던 것이다. 지난겨울 시집을 올 때 어머니는 ‘계집에게는 서방님이 하늘이라 서방님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잘 따르고 잘 살아라.’ 하고 일렀다. 이별의 슬픔에 때 낀 저고리 고름을 잡아들고 눈가로 가져가 찍어대며 싸리 울타리 어귀에서 손짓하던 어머니 이르는 대로 찰순은 점돌이만 바라보고 따르며 살겠다고 마음을 굳게 다져 먹었던 것이다.
토실토실 물오른 햇 암탉 같은 찰순을 마당가운데 서서 슬그머니 바라보며 달짜근한 군침을 달싹달싹 다시던 닭장사가 딴 생각이 들었던지 눈빛이 대번 달라지는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질질 침을 흘리며 바짝 엉기고 들었다. 아무래도 닭 장사 하는 꼴이 인간의 도리를 배우고 지키고 따르기는커녕 속이 흉악한 인종으로 여기저기 남의 계집이나 후리고 욕심나는 물건이나 요령껏 훔쳐 내는 등 온갖 못된 짓이나 골라서 하는 불량한 족속인 듯싶었다.
"아따! 시방 집이 딱 맘에 들어 부요 잉! 그렁께 방법이 하나 있긴 있소. 돈도 없고 곡석도 없응께 이내 몸을 하룻밤만 딱! 재워 주믄 그 값으로 닭 한 마리 내 거저 주겠소!"
닭장사가 찰순에게 눈짓을 실실 찔끔거리며, 오뉴월 녹아 흐르는 단 물엿 같이 슬슬 엉기며 하는 소리였다.
“뭐! 뭐라! 시방 뭐라고 했나요? 하룻밤 재워주면 닭 한 마리를 거저 주겠다고!”
그 소리에 찰순의 두 귀가 번갯불 맞은 듯 번쩍 틔었다. 먹을 것 없는 이른 봄날에 황소 같은 점돌은 신혼 초기라서 그런지 찰순에게 낮밤을 가리지 않고 발정 난 사나운 수캐처럼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들고, 그런 점돌을 상대하느라 기력이 허해 자꾸 허기가 나던 찰순은 정말 씨암탉이라도 한 마리 마늘씨에 인삼 약초 잔뜩 집어넣고 가마솥에 장작불 지펴 푹 고아서 한 사발 쭉 들이켜고 싶었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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