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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곰작골 닭장사 제 2회 찰순이

기사입력 2022.05.15 08:25 청야 기자 ysg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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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일보 기획특집 강형구 작가의 전설천하

    강형구 작가의 전설천

     

     제 1화 곰작골 닭장사

     제 2회 찰순이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기 

    http://www.clipdown.co.kr/view/youtube/tDdAyQbAuDk/


     

    점돌은 찰순이 순식간에 끼어들어 엉겨 붙자 자신도 모르게 화가 불쑥 치밀어 올라 닭 장사를 보고 소리쳤다.

     

    "엠병! 돈 한 냥이 없는 판에 닷 냥이라니 이거 말이나 되아!"

     
    점돌은 또 찰순이 거머리처럼 엉겨 침을 흘릴까 걱정이 되어 말을 자르려고 먼저 호통을 쳤던것이다.


    "헤헤! 돈 없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닝께. 보리쌀 한 되믄 되야."

     

    닭장사가 점돌의 말을 삼베바지에 방구 빠지듯 슬그머니 비틀어 버렸다.


    "어허! 이런 숭한이라고, 시방 같은 춘궁기에 뭔 보리쌀이 있어."

     
    점돌은 비위장이 확 틀어졌다.

     
    "보리쌀 없다고 방법이 없냐? 까짓것 서속 쌀 두 되믄 되야."

     

    닭장사가 계속 점돌의 말을 받아 대거리하듯 잽싸게 비틀어버리는 것이었다. 보아하니 여기저기 장날 따라 다니는 시골 장돌뱅이에 가끔씩은 먼 산골짜기까지 들어와 닭을 파는 뜨내기장사치가 분명했다.

      
    "이 양반이 보자보자 하니까, ! 농 그만치고 어둡기 전에 얼른 돌아가쇼!"

     
    점돌이 닭 장사를 쏘아보며 버럭 성을 냈다. 이른 저녁밥이나 먹고 군불 따뜻하게 지핀 방에서 찰순을 끌어안고 뒹굴 요량이었다. 이왕 돈이고 보리쌀이고 서숙 쌀이고 나발이고 없으니 그럴 밖에 도리가 없었다.

     
    어따! 사내대장부가 무슨 무능헌 소리랑가! 닭괴기 묵어본 지가 아스라헌디 시방, 방법을 찾아 봐사제?"

     
    찰순이 점돌의 말을 대번 자르고 들었다. 호리호리 큰 키에 살집이 암팡지게 틀어박힌 찰순은 이런 산골에서는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그림 이지선(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찰순의 살결이 마치 분을 바른 듯 새 하얗고, 머리칼의 검은 빛에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큰 눈망울이며 오도카니 선 콧날이 기생 작부나 나서면 뭇 사내깨나 여럿 후릴 용모였다

     

    저런 얼굴에 인간의 도리를 깨쳐 아는 고매한 도덕과 금과옥조 같은 교양이 있었다면야 금상첨화겠는데, 불행하게도 막말로 어디 째지게 가난한 천한 잡것 태생이라서 애초에 저 문자타령이나 하고 사는 고상하고 유식한 작자들이 논하는 먹물 한 톨 들 틈이 없었고, 천덕꾸러기로 아무렇게나 밑바닥에 뒹굴며 살아온 탓으로 도무지 인간으로서 교양머리를 배워 익힐 여유가 전혀 없었다

     

    찰순이 어머니가 정월 대보름날 찰밥을 시루에 찌다 산통이 있어서 낳고 보니, 기다렸던 아들은 나오지 앓고 다섯 번째 낳은 딸이었다, 그래도 낳은 생명을 어찌하랴! 이 다음에 서방 복이나 찰 지게 좋아서 잘 살라 하고 찰순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던 것이다.

     

     

                                                                                                   <계속>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기 http://www.clipdown.co.kr/view/youtube/tDdAyQbAu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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